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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작가별 시

박목월 시 모음

by MrPaver 2019. 12. 31.

이번 ‘작가별 시’의 작가는 바로 박목월입니다.

1. 박목월 일생 및 활동

- 본명 박영종

- 1916년 1월 6일 고성군 출생.
- 1933년 어린이지에 동시 ‘통딱딱 통딱딱’이 특선.
- 1939년 문단에 본격 데뷔.
- 1946년 조지훈, 박두진 등과 청록파(靑鹿派)를 결성해 시집 <청록집>을 발간.(<청록집>에 ‘임’ ‘윤사월’ ‘청노루’ ‘나그네’ 등을 실음)
- 박목월의 또 다른 유명 시들로는 ‘내 신발은 십구문 반’이라는 구절이 유명한 ‘가정’과 ‘관(棺)을 내렸다’로 시작하는 ‘하관(下棺)’이 있음
- 그는 노래 가사를 쓰기도 했음. 군가 ‘전우’를 비롯해 포스코 사가, 한국일보 사가, MBC 사가가 모두 그의 시를 빌어 완성됨
- 박목월은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 호인이었다고 전해짐. 성품도 온화해 원고 청탁을 거절해본 일이 없고, 자신이 쓴 원고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가져다주었다고 함.
-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동규 명예교수의 부친이기도 한 박목월은 1978년 3월 24일 새벽 산책하고 집으로 오던 중 고혈압으로 63세에 별세함.
- 그의 제자들로는 시인 이승훈과 배우 윤여정이 있음.

박목월 시인의 일생과 성품에 대한 위 설명은 미디어팜 김성대 기자의 기사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출처 - http://www.mediafarm.kr/news/articleView.html?idxno=1027)

2. 박목월 시세계 변화 및 특징

1930년대 말에 출발하는 그의 초기 시들은 향토적 서정에 민요적 율조가 가미된 짤막한 서정시들로 독특한 전통적 시풍을 이루고 있다. 그의 향토적 서정은 시인과 자연과의 교감에서 얻어진 특유의 것이면서도 보편적인 향수의 미감을 아울러 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청록집』·『산도화』 등에서 잘 나타난다. 6·25사변을 겪으면서 이러한 시적 경향도 변하기 시작하여 1959년에 간행된 『난(蘭)·기타』와 1964년의 『청담』에 이르면 현실에 대한 관심들이 시 속에서 표출되고 있다. 인간의 운명이나 사물의 본성에 관한 깊은 통찰을 보이고 있으며, 주로 시의 소재를 가족이나 생활 주변에서 택하여, 담담하고 소박하게 생활사상(生活事象)을 읊고 있다. 1967년에 간행된 장시집 『어머니』는 어머니에 대한 찬미를 노래한 것으로 시인의 기독교적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1968년의 『경상도의 가랑잎』부터는 현실인식이 더욱 심화되어 소재가 생활 주변에서 역사적·사회적 현실로 확대되었으며,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사념적 관념성을 보이기 시작한다. 1973년의 『사력질(砂礫質)』에서는 사물의 본질이 해명되면서도 냉철한 통찰에 의하여 사물의 본질의 해명에 내재하여 있는 근원적인 한계성과 비극성이 천명되고 있다. 그것은 지상적인 삶이나 존재의 일반적인 한계성과 통하는 의미다. 수필 분야에서도 일가의 경지를 이루어, 『구름의 서정』(1956), 『토요일의 밤하늘』(1958), 『행복의 얼굴』(1964) 등이 있으며, 『보랏빛 소묘(素描)』(1959)는 자작시 해설로서 그의 시작 방법과 시세계를 알 수 있는 좋은 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사적(詩史的)인 면에서 김소월(金素月)과 김영랑(金永郎)을 잇는 향토적 서정성을 심화시켰으면서도, 애국적인 사상을 기저에 깔고 있으며, 민요조를 개성 있게 수용하여 재창조한 대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20682)

 

 


<박목월 시 모음>

평온한 날의 기도

박목월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이
평온한 날은
평온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게 하십시오.

양지 바른 창가에 앉아
인간도 한 포기의
화초로 화하는
이 구김살 없이 행복한 시간.

주여, 이런 시간 속에서도
당신은 함께 계시고
그 자애로우심과 미소지으심으로
우리를 충만하게 해주시는
그 은총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평온한 날은 평온한 마음으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게 하시고
강물같이 충만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게 하십시오.

순탄하게 시간을 노젓는
오늘의 평온 속에서
주여, 고르게 흐르는 물길을 따라
당신의 나라로 향하게 하십시오.

3월의 그 화창한 날씨 같은 마음속에도
맑고 푸른 신앙의 수심(水深)이 내리게 하시고
온 천지의 가지란 가지마다
온 들의 푸성귀마다
움이 트고 싹이 돋아나듯
믿음의 새 움이 돋아나게 하여 주십시오.

 

 

청노루

박목월

머언 산 청운사(靑雲寺)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紫霞山)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두 구비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이별가

박목월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냐.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박목월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
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한 날개가 양 겨드랑이에 한 개씩 돋아난다.

 

 

가정

박목월

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壁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十九文半.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갑사댕기

박목월

안개는 피어서
江으로 흐르고

잠꼬대 구구대는
밤 비둘기

이런 밤엔 저절로
머언 처녀들

갑사댕기 남끝동
삼삼하고나

갑사댕기 남끝동
삼삼하고나

 

 

구름 밭에서

박목월

비둘기 울듯이
살까보아
해종일 구름밭에
우는 비둘기

다래 머루 넌출은
바위마다 휘감기고
풀섶 둥지에
산새는 알을 까네

비둘기 울듯이
살까보아
해종일 구름밭에
우는 비둘기

 

 

그것은 연륜이다

박목월

어릴적 하찮은 사랑이나
가슴에 백여서 자랐다.

질 곱은 나무에는 자주 빛 연륜이
몇 차례나 몇 차례나 감기었다.

새벽 꿈이나 달 그림자처럼
젊음과 보람이 멀리 간 뒤
나는 자라서 늙었다.

마치 세월도 사랑도
그것은 애달픈 연륜이다.

 

 

길처럼

박목월

머언 산 구비구비 돌아갔기로
山구비마다 구비마다
절로 슬픔은 일어

뵈일 듯 말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나가다
산울림 홀로 돌아나가다
어쩐지 어쩐지 울음이 돌고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같다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나무

박목월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일까, 묵중하게 서 있었다.
다음날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구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 문을 지키는 파수병일까.

외로와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는 뽑아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

 

 

이 후끈한 세상에

박목월

참으로 남을 돕는 일이
저를 위하는
그 너르고도 후끈한
'우리'들의 생활 속에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인간'이 빚어지고
남과 더불어 짜는
그 오묘한 생활의
그물코에
오늘의 보람찬 삶
세상에는
완전타인이란 있을 수 없다.
눈에 보이는,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든든한 밧줄로 서로 맺어져
우리는 서로 돕게 된다.
다만 에고의 색맹자만이
나와 남사이에 얽혀진
그 든든하고 따뜻하고
신비스러운 밧줄을
깨닫지 못한다.
참으로 남을 돕는 일이
저를 위하는
이 후끈한 세상에
오늘의 찬란한 아침이 열린다.

 

 

우회로

박목월

병원으로 가는 긴 우회로
달빛이 깔렸다.
밤은 에테르로 풀리고
확대되어 가는 아내의 눈에
달빛이 깔린 긴 우회로
그 속을 내가 걷는다.
흔들리는 남편의 모습.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메스를 가아제로 닦고
응결(凝結)하는 피.
병원으로 가는 긴 우회로
달빛 속을 내가 걷는다.
흔들리는 남편의 모습.
혼수(昏睡) 속에서 피어 올리는
아내의 미소.(밤은 에테르로 풀리고)
긴 우회로를
흔들리는 아내의 모습
하얀 나선 통로(螺旋通路)를
내가 내려간다.

 

 

어머니의 언더라인

박목월

유품으로는
그것 뿐이다.
붉은 언더라인이 그어진
우리 어머니의 성경책.
가난과
인내와
기도로 일생을 보내신 어머니는
파주의 잔디를 덮고
잠드셨다.
오늘은 가배절
흐르는 달빛에 산천이 젖었는데.
이 세상에 남기신
어머님의 유품은
그것 뿐이다.
가죽으로 장정된
모서리가 헐어 버린
말씀의 책
어머니가 그으신
붉은 언더라인은
당신의 신앙을 위한 것이지만
오늘은 이순의 아들을 깨우치고
당신을 통하여
지고 하신 분을 뵙게 한다.
동양의 깊은 달밤에
더듬거리며 읽는
어머니의 붉은 언더라인
당신의 신앙이
지팡이가 되어 더듬거리며
따라가는 길에
내 안에 울리는
어머니의 기도소리

 

 

아침마다 눈을 뜨면

박목월

사는것이 온통 어려움 인데
세상에 괴로움이 좀 많으랴
사는 것이 온통 괴로움인데

그럴수록 아침마다 눈을 뜨면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속으로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 서로가 돕고 산다면
보살피고 위로하고 의지하고 산다면
오늘 하루가 왜 괴로우랴

웃는 얼굴이 웃는 얼굴과
정다운 눈이 정다운 눈과
건너보고 마주보고 바로보고 산다면
아침마다 동트는 새벽은
또 얼마나 아름다우랴

아침마다 눈을 뜨면 환한 얼굴로
어려운 일 돕고 살자 마음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산이 날 에워싸고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고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고 살아라 한다.
어느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구름처럼 살아라 한다.
바람처럼 살아라 한다.

 

 

산도화

박목월

산은
구강산(九江山)
보랏빛 석산(石山).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 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메리 크리스마스

박목월


크리스마스 카드에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참말로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누굴 기다릴까.
네 개의 까만 눈동자.
네 개의 까만 눈동자.

그런 날에
외딴집 굴뚝에는
감실감실 금빛 연기,
감실감실 보랏빛 연기,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내리막길의 기도

박목월

오르막 길이 숨 차듯
내리막 길도 힘에 겹다.
오르막길의 기도를 들어주시듯
내리막길의 기도도 들어 주옵소서.

열매를 따낸 비탈진 사과밭을
내려오며 되돌아 보는
하늘의 푸르름을
뉘우치지 말게 하옵소서.

마음의 심지에 물린 불빛이
아무리 침침하여도
그것으로 초밤길을 밝히게 하옵시고

오늘은 오늘로써
충만한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어질게 하옵소서.
사랑으로 충만하게 하옵소서.
육신의 눈이 어두워질수록
안으로 환하게 눈 뜨게 하옵소서.

성신이 제 마음 속에
역사하게 하옵소서.
하순의 겨울도 기우는 날씨가
아무리 설레이어도
항상 평온하게 하옵소서.

내리막 길이 힘에 겨울수록
한 자욱마다 전력을 다하는
그것이 되게 하옵소서.
빌수록
차게 하옵소서.

 

 

내가 만일

박목월

내가 만일 너라면
따분하게시리
책만 읽고 있을 줄 알아.

도마뱀을 따라 꽃밭으로 가 보고,
잠자리처럼 연못에서 까불대고,
물 위에 뱅글뱅글
글씨를 쓰고,
그렇지, 진짜 시(詩)를 쓰지.

아침나절에는
이슬처럼 눈을 뜨고,
풀밭에서
낮잠을 자고,
나무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매미가 되어
숲으로 가지.

내가 만일 너라면
따분하게시리
책상 앞에 붙어 있을 줄 알아.

책에 씌인 것은
벽돌 같은 것.
차돌 같은 것.
그렇지, 살아서 반짝반짝 눈이 빛나는
그런 것이라곤 한 가지도 없지.

내가 만일 너라면
조잘대는 냇물과 얘기를 하고,
풀잎배를 타고,
항구로 나가고,
무지개가 뿌리 박은
골짜기로 찾아가 보련만.

이제 나는
도리가 없다.
너무 자라버린 사람이기에.
어른은 어른은

참 따분하다.
그렇지, 내가 만일 어린 소년이라면
나는 따분하게시리
책만 읽고 있을 줄 알아.

 

 



박목월

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받은 것을 돌려보냈으면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 포기 난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아
먼 곳에서 그윽히 향기를
머금고 싶다.

 

 

나무

박목월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일까, 묵중하게 서 있었다.
다음날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구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 문을 지키는 파수병일까.

외로와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는 뽑아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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