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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눈 시 모음/ 김수영 눈, 최승호 대설주의보, 도종환 폭설, 윤동주 눈, 윤동주 눈 오는 지도

by MrPaver 2019. 12. 9.

 겨울이 오는 게 느껴집니다.

 눈 관련 시들을 모아봤습니다.


<1>

                                              김수영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김수영 시인의 눈은 수능에 나올 만한 현대시 작품이기도 하죠. 혹시 김수영 시인의 눈 시에 대한 해설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 하나 남겨놓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gs_jmin97/221729750948

 

현대시 해설 내신 대비 - 눈, 김수영

​김수영 시인의 '눈'은 이승만이 장기집권을 위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배경 속에서 탄생했...

blog.naver.com


<2>

대설주의보

                                  최승호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들,

제설차 한 대 올 리 없는

깊은 백색의 골짜기를 메우며

굵은 눈발은 휘몰아치고,

쬐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굴뚝새가 눈보라 속으로 날아간다.

길 잃은 등산객들 있을 듯

외딴 두메마을 길 끊어놓을 듯

은하수가 펑펑 쏟아져 날아오듯 덤벼드는 눈,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쬐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온다 꺼칠한 굴뚝새가

서둘러 뒷간에 몸을 감춘다.

그 어디에 부리부리한 솔개라도 도사리고 있다는 것일까.

길 잃고 굶주리는 산짐승들 있을 듯

눈더미의 무게로 소나무 가지들이 부러질 듯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때죽나무와 때 끓이는 외딴집 굴뚝에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과 골짜기에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이 시도 수능공부하면서 빠질 수 없는 시이죠? 최승호 시인의 대설주의보 해설도 참고하세요~

https://a2330803.blog.me/221383181088

 

최승호의 대설주의보 억압에 맞서다.

안녕하세요 수험생 여러분! 오늘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데요 수능이 다가올 수록 날씨도 많이 쌀쌀해...

blog.naver.com


<3>

폭설

                                  도종환

폭설이 내렸어요 이십 년만에 내리는
큰눈이라 했어요 그 겨울 나는 다시
사랑에 대해서 생각했지요
때묻은 내 마음의 돌담과 바람뿐인
삶의 빈 벌판 쓸쓸한 가지를 분지를 듯
눈은 쌓였어요
길을 내러 나갔지요
누군가 이 길을 걸어오기라도 할 것처럼
내게 오는 길을 쓸러 나갔지요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먼지를 털고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던 내 가슴 속
빈 방을 새로 닦기도 했어요
내가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내 사랑 누군가에게 화살처럼 날아가 꽂히기보다는
소리 없이 내려서 두텁게 쌓이는 눈과 같으리라 느꼈어요
새벽 강물처럼 내 사랑도 흐르다
저 홀로 아프게 자란 나무들 만나면
물안개로 몸을 바꿔 그 곁에 조용히 머물고
욕심없이 자라는 새떼를 만나면
내 마음도 그렇게 깃을 치며 하늘을 오를 것 같았어요
구원과 절망을 똑같이 생각했어요
이 땅의 더러운 것들을 덮은 뒤 더러운 것들과 함께
녹으며 한동안은 때묻은 채 길에 쓰러져 있을
마지막 목숨이 다하기 전까지의 그 눈들의 남은 시간을
그러나 다시는 절망이라 부르지 않기로 했어요
눈물 없는 길이 없는 이 세상에
고통 없는 길이 없는 이 세상에
우리가 사는 동안
우리가 사랑하는 일도 또한 그러하겠지만
눈물에 대해서는 미리 생각지 않기로 했어요
내가 다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것은 다시 삶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며
더 이상 어두워지지 말자는 것이었지요.


<4>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히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 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5>

눈 오는 지도

                                                             윤동주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깔린 지도(地圖)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壁)과 천장(天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歷史)처럼
훌훌히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 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내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서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조그만 발자국을 눈이 자꾸 내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아 나서면 1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6>

눈 오는 저녁

                      김소월

바람 자는 이 저녁

흰눈은 퍼붓는데

무엇하고 계시노

같은 저녁 금년(今年)은……

꿈이라도 꾸면은!

잠들면 만날런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눈 타고 오시네.

저녁때. 흰눈은 퍼부어라

 

https://blog.naver.com/sienun/221405236410

 

김소월 눈 오는 저녁 해설

바람 자는 이 저녁흰눈은 퍼붓는데무엇하고 계시노같은 저녁 금년(今年)은……​꿈이라도 꾸면은!잠들면 만...

blog.naver.com


<7>

                        김소월

새하얀 흰 눈, 가비얍게 밟을 눈

재 같아서 날릴 꺼질 듯한 눈

바람에 흩어져도 불길에야 녹을 눈

계집의 마음,임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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